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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곤 전 서울고검장 "수사 지연 심각한데 정치권 검수완박 또 정쟁화"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김후곤 신임 서울고등검찰청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5.23/뉴스1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이 정쟁화되는 상황에 대해 "수사 지연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문제점에는 눈감고 다시 검·경 수사권 싸움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고검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듬해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수사준칙 개정안이 입법예고돼 그나마 다행이지만 잘못된 법안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고검장은 "지난해 4~5월 아무런 공론화 과정 없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 법안은 수사의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지고 수사가 심각하게 지연된다는 이유로 대다수 국민이 반대했지만 입법됐다"며 "법을 추진한 민주당 의원들도 (사회적 소수자들을 대변해온) 김예원·박준영 변호사가 문제점을 지적하자 '고발인 이의신청권 폐지' 등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1년도 넘게 지난 지금 허언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가 돼 의뢰인을 만나보니 폐해가 더 심각하다"며 "검수완박 법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의뢰인들은 사건 처리가 너무 느리다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의자 법률대리를 맡은 어떤 사건에서 감사원, 공정거래조사위원회, 조달청을 거쳐 경찰에 이르기까지 3년 동안 조사를 받고 겨우 검찰에 송치됐는데 아직 수사 중"이라며 "작은 중소기업 대표인 의뢰인은 그 기간 동안 종업원들이 하나둘 떠나고 매출이 급감했다며 곧 폐업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밝혔다.

또 "경찰 캐비닛에는 고소·고발장과 보완수사 요구 관련 서류가 첩첩이 쌓이고 있고 수사 부서는 이미 기피 부서가 됐다"며 "과거 요란했던 검찰청 조사실은 절간처럼 고요하고 형사사건 기록이 부실해져 재판도 더 길어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김 전 고검장은 "그런데도 이 법을 만든 정치인들은 잘못된 법의 개정은 도외시한 채 수사준칙 개정안을 다시 검·경의 수사권 싸움으로 만들고 '시행령 통치'라는 조어를 통해 정치이슈화 하고 있다"며 "검찰이 미운 모양이지만 피해는 검찰이 아닌 국민이 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입법예고된 수사 준칙도 현장에서 보기에 턱없이 부족해 문제의 10분의 1도 해결하기 어렵다"며 "법을 만든 정치인들이 스스로 당사자가 돼 엉터리로 만든 법적 절차의 시작과 끝을 뼈저리게 느껴봐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개정안에는 수사기관의 고소·고발장 접수 의무가 명시되고 검·경이 보완수사를 분담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법무부는 수사권 조정 이후 느려진 수사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이와 관련,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발표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상위법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문제 삼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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