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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회계 규제 강화, 횡령 잡는 칼 될까

[칼럼]회계 규제 강화, 횡령 잡는 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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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발생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외부감사인인 대형 회계법인이 대규모 분식회계를 알고도 묵인한 사실이 밝혀져 기업의 회계관행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하였다. 이에 따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상장기업이 감사인을 자율 선임하던 제도를 고쳐 6년간 자유선임 후 3년간 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감사인 지정제도에 대해서는 도입 당시부터 지금까지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안긴다는 이유로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과 회계의 투명성 개선의 효과를 근거로 도입이 필요하다는 찬반론의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감사인 지정제도는 회계감사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여 규제하는 제도라는 측면에서 자유수임제를 근간으로 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는 면이 있다. 또한 잦은 감사인 교체로 인한 감사품질의 저하와 기업의 과도한 비용부담 등의 부작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감사인 지정제도와 더불어 분식회계와 횡령·배임사고의 예방을 위해 도입된 「내부회계관리제도」도 있다.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를 위해 기업이 자체적으로 내부회계 관리규정을 제정할 것과 이를 관리·운영하는 조직을 갖추라는 것이다. 이 제도에 따라 기업에서는 내부 회계관리자를 지정하고 운영계획 보고, 설계평가, 운영평가 등의 과정에서 거액을 들여 회계법인 컨설팅을 받고, 외부감사인의 감사에 추가적인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서는 2019년부터 도입된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의 기업의 횡령·배임 사건의 발생건수가 감소하여 실효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자금담당 직원이 2215억 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사 사건에서 보듯이 제도만으로 모든 재무적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스템임플란트사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의 설계 및 운영효과에 대하여 ‘적정’의견을 받았지만 결국 횡령사고를 막지 못했다. 그럼에도 자산규모 1000억 원 이상의 기업에 대하여 내부회계관리제도가 확대 도입되는 데 대해서는 기업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비난이 있다.


이에 더해 금융감독원은 2024년 1월 1일부터「외부감사 및 회계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여 시행하면서 그동안 자율규정으로 운영되던 내부회계관리제도의 평가 및 보고기준을 시행세칙에 법정화 했다. 이에 따르면 경영진은 자금 관련 부정위험 통제사항을 선별하여 평가를 강화하고 이를 공시해야 한다. 또한 운영실태 보고서에는 횡령 등 자금 관련 부정위험에 대응하기 위하여 회사가 수행한 내부통제 활동을 구체적으로 추가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즉, 회사가 횡령 등 자금부정을 막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가, 예를 들어 자금팀 담당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부여하였는지, 자금일보와 자금 집행리스트를 어떻게 관리하고 상급자의 승인을 얻게 할 것인지, 법인카드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을 운영실태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여 이사회와 주주총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금융지주 및 은행의 책무구조도와 비슷한 면이 있다. 책무구조도에는 각 임원별로 담당한 책무를 배분하여 기술하고,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근거로 임원별로 책임유무를 가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러한 금융감독당국의 계속되는 규제강화가 기업의 오스템임플란트, 우리은행, 계양전기 등 최근 기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횡령·배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인 것은 납득할 만하다. 그러나, 기업에서 발생하는 분식회계나 횡령·배임 등의 재무적 위험이 과연 내부통제를 매크로적으로 강화하고 경영진의 의무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예방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자칫 기업의 자율성을 해치고, 면피성 경영 또는 눈치경영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 속담에 ‘열 사람이 도둑 한 사람을 못 막는다’는 말이 있다. 마음먹고 횡령·배임을 하고자 하는 사람을 경영진의 책무와 책임을 세세하게 규정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업의 재무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회계나 감사규제를 추가하기보다는 분식회계나 횡령·배임죄에 대한 형량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범죄동기를 원천 차단하는 한편, 내부고발과 포상을 확대하여 범죄가 유발되는 환경을 줄여나가는 사회적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동열 대표변호사(법무법인 로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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