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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봄날의 햇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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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천원짜리 변호사' '비밀의 숲'…. 법조인이 주인공인 인기 드라마다. "봄날의 햇살 최수연 변호사" "법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해" 같은 명대사가 떠오른다.

대검 대변인 시절에 '비밀의 숲' 작가님과 감독님을 만난 적이 있다. 검사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실제 검사의 모습을 알고 싶다며 찾아온 것이다. '어차피 악인으로 그릴 텐데' 하는 반감이 있었다. 그러나 한편 화려한 검사실, 불타는 로맨스, 정치적 음모로 이어지는 이전의 드라마나 영화의 모습은 좀 그리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검찰에 대한 설명도 드리고 검사실도 보여드렸다. 정의로운 평검사가 주인공인 이 드라마는 멋지게 성공했다.

1996년도 검사가 되어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현 서울생활사박물관 자리)으로 처음 출근하는 날, 저 앞에 보이는 칙칙하고 우울한 건물이 검찰청은 아니길 바랐지만 그곳이 내가 2년간 근무해야 할 곳이었다. 좁은 방에 검사, 수사관, 실무관의 책상이 촘촘히 놓여 있고 피의자, 참고인 등 조사를 받는 분들과 함께 온종일 있으면 숨이 턱턱 막히고, 춥고, 더운 그런 곳. 지금은 물론 많이 나아졌다.

이런 환경에서도 진실을 찾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검사들이 대부분인데, 늘 검사는 개혁 대상으로 치부되고 정치권, 재벌과 결탁한 것처럼 드라마의 소재로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검찰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 아닐까? 검찰을 대하는 국민의 마음속에는 '양가(兩價)의 감정(ambivalence)'이 존재한다는 컨설팅 결과를 본 적이 있다. 기대가 크기 때문에 실망도 크다는 것이다.

기실 잘못을 단죄하는 직업에 박수를 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검찰의 일은 당연히 잘해야 하는 것이지, 박수를 받아야 하는 일은 아니다. 법조인을 대하는 일반인의 감정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던 차에 '천원짜리 변호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같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법조인들은 이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그런데 드라마의 토대는 단지 허구가 아니라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 변호사들이 경험한 사건이 모티브가 되어 드라마의 개별 에피소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돈만 밝히는 변호사, 권력 지향적인 검사, 꼰대 같은 판사들을 비판하는 국민도 실상은 법조인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기대하는 바가 있어 이런 드라마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돌아보면 우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비밀의 숲'에 등장하는 조승우 검사, 소신껏 판결하는 판사를 만날 수 있다. 다만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묵묵히 일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들이 곳곳에 있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그들의 역할을 우리 사회가 알아주면 좋겠다. 정치적 목적을 숨긴 채 화려한 언술로 정의와 법을 외치는 일부 법조인을 분별할 줄도 알아야 한다. 가짜 법조인들이 세 치 혀로 자신과 사회를 속이고 있지만, '봄날의 햇살' 같은 법조인들이 '권모술수' 법조인들보다는 월등히 많다.



[김후곤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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