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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정보 이용범죄로 인한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하나의 방안

미공개정보 이용범죄로 인한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하나의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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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검사로 재직하던 때, 기업의 금융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기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떠오르곤 했다.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범죄가 그중의 하나다. 얼마 전에도 상장사나 금융회사가 미공개정보이용 범죄로 수사기관에 의해 압수수색이 됐다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는데 이런 기사는 근래 들어 끊이질 않는다.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유형 중 미공개정보 이용은 시세조정이나 부정거래 등 그 외 유형의 범죄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기업 임직원의 개인비리라 하더라도 기업 내 정보 발생과 전달 과정 등이 규명돼야 하기 때문에, 수사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공신력이 훼손되는 등 기업의 법적 리스크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2023년 1월 한국거래소(KRX)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2022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금융위원회에 심리결과를 통보한 불공정거래 혐의사건 중 미공개정보 이용은 56건이었다. 전체 사건 105건 중 53.3%를 차지했다. 22건의 부정거래(21%), 18건의 시세조종(17.1%) 유형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2020년과 2021년에도 마찬가지 추세였다. 이용된 미공개 정보 유형을 분석해 보면, 경영권 변경 및 자금조달 관련 정보(36%), 코로나 백신 등 임상정보(17%), 실적 관련 정보(19%)의 순이다.


이처럼 불공정거래 혐의사건 유형에서 미공개정보 이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이유는 미공개정보가 사내에서 계속 생성되고, 회사 임직원에게는 이를 이용해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싶은 유혹적 속성이 항상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톡옵션 등 자사주를 보유하는 회사 임직원들은 알고 있는 미공개정보로 인해 큰 폭의 주가변동이 예상되는 경우 그런 유혹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이런 유혹을 사전에 억제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은 없을까? 현행 신탁법상의 신탁이 자본시장에서 주주가치 제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식신탁으로 이용되는 사례는 간혹 발견된다. 하지만 상장사에서 미공개정보 이용 우려가 있는 기업 임직원의 자사주에 대해 기업 차원에서 신탁을 활용한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별도의 입법 없이 신탁법상의 신탁을 활용해서 자산신탁회사와 신탁계약 시 미공개정보 이용의 리스크를 제거하는 요소들을 특약사항 등으로 추가한 후 자사주 신탁을 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산신탁회사에 신탁 수수료 등을 부담할 수 있지만, 신탁된 주식은 자산신탁회사에 의해 관리, 운용되므로 최소한 임직원들로 하여금 자사주에 관한 미공개정보 유혹을 떨쳐버리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신탁만 한다고 해서 그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 신탁자의 동의, 기업의 위임을 받아 자산신탁회사에 기업의 영업 형태, 미공개정보의 주요 영역 등을 분석·진단한 후, 기업의 특수성에 맞는 내용으로 신탁계약이 체결, 신탁되도록 해야 한다. 바이오기업, 외국기업 상대 기술집약 기업 등 기업마다 미공개정보의 생성 과정, 공시되는 주기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 보관성격의 관리신탁이 아니라 수탁자인 자산신탁회사에서 수탁된 자사주를 매도할 수 있는 운용신탁으로 신탁될 경우에는 자산신탁회사의 매도처분 기준 수익률 등 수탁자의 운용 기준도 정해져야 한다. 특히 미공개정보 이용범죄는 이득 취득 또는 손실 회피를 위한 주식 매도가 문제되므로 신탁한 임직원이 신탁해지를 원하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경과된 후에야 해지되도록 해야 한다. 미공개정보 이용범죄는 기업공시 등으로 외부에 알려지기 전 시간적 간격을 이용한 범죄이기 때문에 이러한 신탁 해지에서의 시간적 간격이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미공개정보 이용범죄 의혹을 원천적으로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안이 활용된다면 기업 핵심 연구인력 등이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나서 업무에만 몰두할 수 있어 그 개인과 소속 기업 모두에게 법률 리스크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사주신탁제도 활용 등과 같은 좋은 방안이 계속 제시된다면 한국거래소의 발표 내용에서 미공개정보이용 비율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손영배 대표변호사(법무법인 로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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