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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역주택조합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시론] 지역주택조합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내집 마련은 서민들의 꿈과 희망이다. 내집 마련을 위해 많은 서민들은 오늘도 씀씀이를 줄여 저축을 하고 여기저기 들려오는 경제뉴스와 주택경기 동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서민들이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제도 가운데 지역주택조합이라는 것이 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건축지역 내에 토지나 건물을 소유하지 않은 서민들끼리 돈을 모아 땅을 사고 건축허가를 받아 아파트를 짓고 저렴한 가격에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일정부분 차이도 있다. 소위 말해서 아파트 공구(共購)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고 사업절차도 비교적 간소하기 때문에 재개발이나 재건축보다 진행이 빠르다는 이점도 있다. 이러한 이점들 때문에 집 없는 서민들의 호응을 받아 2021년 6월말 현재 전국에 730개의 지역주택조합이 난립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역주택조합이 널리 알려진 장점과 다르게 실제 사업성공률이 매우 낮다는 데 있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17년간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조합원 분양에 이른 지역주택조합이 17%에 그치고 있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즉, 83%의 지역주택조합이 사업실패로 끝나 조합원들이 수억원씩 납부한 조합비를 날리고 있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지역주택조합은 원수에게 권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지역주택 조합원들은 무주택자 또는 85㎡ 이하 주택 1채를 소유한 서민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지역주택조합의 실패는 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지역주택조합 사태’라 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주택조합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낮고 정부대책은 부족하기 그지없다.

그럼 지역주택조합은 왜 실패하고 있는가. 우선 조합원 간의 약한 결속력과 유대, 그리고 전문성 부족 등으로 인해 내부적인 통제와 감시가 느슨한 탓이다. 조합원들은 상호간에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이 조합원 모집광고를 보고 가입한 사례가 대부분이고, 주택조합 사업에 대한 전문성도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스스로 조합을 결성하기보다는 전문지식이 있는 업무대행사가 사업계획을 만들어 조합원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지역주택조합 전문 브로커들이 업무대행사를 설립해 조합사업을 대행하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도 최근 업무대행사가 소위 ‘돼지머리’라고 부르는 허위 또는 무자격 조합원을 무더기로 조합원 등재해 조합 의결권을 장악한 후 각종 이권을 좌지우지하는 사례를 맡아 마음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이들 브로커들은 주택조합원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들로부터 명의를 빌려 조합원으로 등재하는 방식으로 조합설립을 승인받아 조합의결권을 장악한다. 이후 조합원들이 납부한 조합비를 횡령하고 조합재산을 함부로 처분하는 등 전횡을 저지르고, 결국에는 조합을 부실화해 사업을 실패로 이끄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다른 실패 요인은, 조합의 설립근거가 되는 주택법이 지역주택조합과 업무대행사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제대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주택법이 조합가입과 설립을 기본적으로 민사계약적인 성격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초자치단체의 조합설립 인가시 형식적인 자격만 심사할 뿐 조합원의 진성 여부와 조합의 건전한 설립 여부에 대해 실질적인 조사와 심사를 하고 있지 않아 부실조합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로 인해 부실한 지역주택조합이 설립되면 과도하게 낮은 평당 분양단가를 제시하는 허위광고로 조합원을 현혹해 모집한다. 부족한 조합원은 허위 또는 무자격 조합원을 가입시켜 일단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다음, 여러 가지 핑계로 조합원 분담금을 추가로 요구하게 된다. 이어 조합의결권을 장악해 각종 이권을 챙기면서 조합을 부실화해 결국 사업실패에 이르게 하고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가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비리적 요소가 아니더라도 사업부지 확보실패나 PF실패 등 여러 가지 외인적 요소로 인해 지역주택조합이 실패하는 사례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본 태생적인 비리로 인해 실패하는 조합도 상당수에 이른다는 점에서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제고하고 정부차원의 제도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동열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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