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Vax

언론보도

(1) 법인의 가상자산 보유, 금지에서 관리로

① 가상자산, 이제 기업의 전략이 되다


글로벌 제도 변화의 흐름과 한국 기업의 전환점

2025년, 우리는 기업의 디지털자산 투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역사적 변곡점에 서 있다. 비트코인(Bitcoin)과 이더리움(Ethereum) 등 주요 디지털자산은 더 이상 투기적 상품이나 신생 기술의 산물이 아니다. 이들은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과 기업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실질적으로 진입하여 미래 산업의 기반이자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가상자산은 이제 기업의 사업모델, 경영 체계, 가치 창출의 근본을 다시 묻는 ‘인프라 전환’의 기점이 되었다. 단순한 투자 가능성 확인을 넘어 조직 전체가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 기업은 이제 관객의 자리에서 벗어나 변화를 선도하는 창조자가 되어야 할 때이다.


I. 2025년, 가상자산 전략 전환을 촉발시킨 글로벌 제도 변화

지난 2024년부터 2025년까지는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화, 회계기준 변화, 자산운용 패러다임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촉발된 시기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게 더 이상 혁신을 미룰 수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1. 미국 : 규제 명확화와 기업 투자의 촉매제

미국은 2025년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 정비를 통해 법인 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역사적 분기점을 마련하였다.


디지털자산 3법 의결 : 2025년 7월 미국 의회가 ‘디지털자산 3법’을 의결하면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의 제도화, 주요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 확립, 거래 규범 정비 등 실질적인 규제 환경이 조성되었다. 특히 GENIUS Act는 스테이블코인의 민간 발행을 허용하고 연방 금융당국의 감독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업의 직접 발행 및 보유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회계기준의 획기적 변경 : 미국 회계기준위원회(FASB)는 2023년 12월, 가상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기준(ASU 2023-08)을 공식 채택하였다. 이전에는 가치가 상승해도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 없고 하락 시에만 손실을 인식해야 하는(무형자산 분류) 한계가 있었으나, 이 기준 도입으로 기업들은 가상자산의 보유·평가·공시 방식을 투명하게 다듬을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나스닥·S&P 500 상장사들이 대규모 자산 운용에 나서는 촉매제가 되었다.


퇴직연금 시장 개방 : 2025년 8월에는 퇴직연금 계좌(401(k) 등)에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이 내려졌다. 이는 단순한 법적 허용을 넘어, 기업이 디지털자산을 자산 구조, 자금 운용, 사업모델 혁신까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2. EU와 UAE : 제도권 편입 가속화

EU는 2023년 발효된 MiCA(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를 통해 EU 27개 회원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세계 최초의 초국가적 가상자산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였다. MiCA는 가상자산 유형별 정의와 서비스 사업자(CASP) 인가제를 도입하며, 법인의 합법적인 발행·보유·활용이 가능한 구조를 제도화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와 아부다비 역시 VARA와 FSRA를 중심으로 법인이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운용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규제 체계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은 자산 분류 체계, 발행자 요건, 회계 인정 기준 등에서 향후 글로벌 표준 논의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II. 한국 기업의 전환점 : 금지에서 관리로

국내의 변화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한국은 법인의 가상자산 보유나 투자가 사실상 제한되어 왔지만, 정책 기조가 ‘금지에서 관리’로 전환되기 시작하였다.


1. 금융당국의 단계적 참여 허용 로드맵

금융위원회는 2025년 2월 ‘법인의 단계적 가상자산시장 참여 허용’ 방침을 선포하였다. 이는 비로소 한국 기업들도 가상자산을 재무적·운용적 측면에서 도입할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준 것이다.

금융위 로드맵은 다음과 같이 가상자산 거래를 3단계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① 1단계 : 법집행기관, 비영리법인, 가상자산거래소에 한해 현금화 목적 거래 허용

② 2단계 : 상장회사·전문투자자의 투자·재무 목적 거래 시범적 허용

③ 3단계 : 일반 법인의 전면 참여 (중장기 과제로 추진되며, 2단계 가상자산법, 외국환거래법 정비, CARF 구축 등 선결 과제 이행 후 가능)

이러한 로드맵은 규율체계가 정비되는 과도기임을 명확히 보여주며, 기업들은 더 이상 허용 여부를 묻기보다, 제도 내 참여 요건을 어떻게 설계하고 충족할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2. 여전한 실무적 불확실성과의 싸움

정책적 허용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회계처리, 세무규정, 공시의무, 내부통제 등 실무적 불확실성이 주요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회계·공시 장벽 : 국내 회계기준(K-IFRS)에서는 가상자산을 원칙적으로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며, 가치 상승은 반영할 수 없고 하락 시에만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하는 보수적인 회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공시 기준이 불명확하여 상장기업들은 공시 의무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무 불확실성 :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2027년으로 유예되면서, 소득 인식 시점, 거래유형별 세무조정, 스테이킹 과세 등 명확한 기준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실무적 제한 : 국내 거래소에서 법인 명의의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현실적 장벽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한국 기업에게 가상자산 도입은 ‘해석의 공백을 실무 설계로 어떻게 메울 것인가’라는 전략적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III. 가상자산, 이제 기업 경영의 전략 자산으로

가상자산은 단순히 ‘투자’를 넘어, 기업의 사업 구조, 경영 체계, 가치 창출의 근본을 다시 묻는 혁신이다. Web3는 이러한 가상자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인터넷 질서로, 자산의 소유·이전·보상이 모두 디지털화된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간다. 기업이 지금 Web3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생존과 혁신 요인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장 구조의 변화 : Web3 환경에서는 소유권과 통제권이 기업에서 개인으로 넘어가고, 고객이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브랜드의 생산자, 전파자, 설계자로 참여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기존의 플랫폼 기반 CRM 전략은 힘을 잃게 된다.


경쟁과 생존 : 수많은 글로벌 상장기업이 이미 비트코인을 보유자산으로 편입하였으며, 소비재·패션·게임 산업에서는 NFT를 활용한 사용자 Lock-in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기업이 회계기준이나 법률 문제를 이유로 머뭇거리는 동안, 글로벌 경쟁사들은 앞서 나가는 중이다.


비용 구조 혁신 :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 결제는 중개 수수료, 환전 비용, 정산 기간을 줄여주며, NFT 멤버십 시스템은 카드 발급 및 관리 비용을 없앨 수 있다.

가상자산은 이제 특정 부서만의 문제가 아닌, 기업 전체의 사업구조를 재설계하게 만드는 중대한 변수이다. 기업은 이러한 새로운 자산 구조 위에서, 가치 창출과 리스크 관리, 시장 대응 전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김기동 대표변호사(법무법인 로백스)이창운 대표(리앤인사이트)

기사 원문

다음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