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유사 사안과의 비교 분석

가상자산 오지급 사태, 이용자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 민·형사상 책임의 법적 쟁점
1. 개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의 오지급 사태와 관련하여, 이용자가 이를 인지하고 반환하지 않거나 임의로 처분한 경우 어떠한 법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하에서 관련 법령 및 법리를 바탕으로 주요 쟁점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민사책임의 측면에서 보면, 오지급된 가상자산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이익에 해당하므로 이용자는 원칙적으로 오지급된 가상자산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만약 이용자가 해당 자산을 이미 처분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론 종결 당시 가상자산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가액을 배상해야 합니다.
형사책임의 측면에서는 보다 정교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용자가 오지급된 가상자산을 임의 처분한 경우, ① 횡령죄, ② 배임죄, ③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위반죄의 성립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우선 현행 판례를 기준으로 보면, 가상자산은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해당 행위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거래소와 이용자 사이의 약관 및 서비스 구조 등에 따라 일정한 신임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배임죄에 해당할 여지는 존재합니다.
아울러, 최근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이용자 보호 및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규율을 강화하고 있는바, 오지급 사실을 인지한 후 이를 적극적으로 매매하는 행위는 ‘부정한 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위반죄가 성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2. 사안
지난 2026. 2. 6.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이벤트 리워드 지급과정 중 1인당 ‘2,000원’을 ‘2,000BTC’로 오지급하는 전산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그 결과 총, 695명의 이용자에게 약 62만 개의 비트코인(60조원 상당)이 장부상 반영되었습니다. 오지급 받은 이용자 중 86명이 총 1,788 BTC를 매도하였고, 이 중 27명은 약 30억 원 상당을 외부로 출금하였습니다. 그 영향으로 거래소 내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최대 17%까지 급락하였습니다.
3. 민사 책임
가상자산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체된 경우, 법원은 이를 부당이득으로 보아 수취인의 반환의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반환 방법은 이체된 가상자산 원물 반환이 원칙이나, 이미 처분되어 강제집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변론 종결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환산한 금액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실제로 2018. 10. 경 발생한 코인원 거래소 가상자산 중복인출 사건(서울서부지방법원 2025.5.30. 선고 2024나47088 판결), 2023. 8. 경 발생한 바이비트 거래소 테더 오지급 사건(서울북부지방법원 2026.2.12. 선고 2024가합22393 판결) 등에서도 법원은 수취인에 대하여 위와 같은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일관되게 인정한 바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별첨]의 표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4. 형사 책임
(1) 횡령죄 성립 여부
횡령죄는 ‘자기가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임의로 처분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재물’은 ‘재산상 이익’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기본적으로 물건과 같이 물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권리나 채권과 같은 무형의 이익은 원칙적으로 횡령죄의 객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832 판결).
관련하여 법원은 가상자산은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물건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기초하여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2.7.7. 선고 2021노3179, 2022초기987 판결).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따르면, 오지급된 가상자산을 이용자가 임의로 사용하거나 반환을 거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에 관한 논의가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최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제정되었고,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도 예정되어 있는 등 관련 법제가 빠르게 정비되고 있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2) 배임죄 성립 여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경우에 성립하므로, 이 사안에서는 오지급된 가상자산을 수령한 이용자가 거래소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과거 일부 하급심은 이른바 ‘가상자산 착오송금’ 사안에서, 거래질서 유지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송신인과 수취인 일정한 신임관계를 인정하고 형사책임을 긍정한 바 있었습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0.2.14. 선고 2019고합56 판결, 수원고등법원 2020.7.2. 선고 2020노171 판결).
그러나 위 사건의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배임죄의 성립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단순히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신임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당사자 사이의 관계가 통상의 채권·채무관계를 넘어 타인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관계에 이르러야 한다고 판시하였고, 또한 가상자산은 형법상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 디지털 정보로서, 현행 법체계상 법정화폐와 동일한 규율 대상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대법원 2021.12.16. 선고 2020도9789 판결).
한편,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건에서 법원은, 회사 직원들이 내부규정, 고용계약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회사 재산을 보호할 명시적·묵시적 임무를 부담한다고 보아, 오배당 받은 유령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에 대한 배임죄 성립을 인정하였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9.4.10. 선고 2018고단3255 판결). 이는 위 가상자산 착오송금 사건과 달리, 계약관계와 조직 내부의 신임관계가 명확히 전제된 사안이었습니다.
결국 가상자산 거래소의 오지급 사안에서도, 이용자가 단순한 수령자에 불과한지, 아니면 약관 및 서비스 구조상 거래소의 재산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었다고 평가될 수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여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4호는 가상자산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처벌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의 부정거래행위 규정을 입법적으로 차용한 것으로, 자본시장 영역에서 축적된 해석론이 중요한 참고 기준이 됩니다.

법원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의 적용에 있어, ‘부정한 수단’은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평가되는 일체의 수단을 의미하며(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8. 13. 선고 2019노753 판결), 자본시장법의 목적과 다른 처벌 규정과의 관계, 불법성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죄형법정주의와 조화를 이루도록 신중하게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1. 6. 9. 선고 2010노3160 판결).
삼성증권 ‘유령배당’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의 매도 행위로 인하여 피해 회사의 주가가 급락하여 다른 선의의 투자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할 위험을 제공하였고, 피해회사의 주가 하락 및 피해 회사의 주식결제이행, 투자자손실보전의무이행으로 95억원 가량의 금원을 실제로 지출하게 하여 피해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에게도 그 손해를 전가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인들의 처분행위를 사회통념상 ‘부정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2.3.31. 선고 2020도11566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8. 13. 선고 2019노753 판결).
결국 가상자산 거래소의 오지급 사안에서도, 이용자가 오지급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처분하여 시장가격 왜곡이나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 경우라면, 사실관계에 따라 동 법상 ‘부정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상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 행위 태양과 시장에 미친 영향의 정도에 따라 책임 인정 범위는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5. 결론
가상자산 오지급 사안에서 이용자는 원칙적으로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부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민사 영역에서 비교적 확립된 법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반면 형사책임의 경우, 현행 판례에 비추어 단순 보유 또는 반환 거부만으로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거래소와의 약관 및 서비스 구조 등 에 비추어 계약상 또는 신의칙상 신임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배임죄 성립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오지급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시장질서를 현저히 왜곡하거나 손해를 초래한 경우에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부정한 수단’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용자의 책임의 범위는 오지급에 대한 인지 여부, 자산의 처분 경위, 시장에 미친 영향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단순한 민사상 분쟁을 넘어 형사적 리스크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별첨] 유사 사안 비교 분석



1) 대법원 2022.3.31. 선고 2020도11566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8.13. 선고 2019노753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4.10. 선고 2018고단3255 판결
2)서울서부지방법원 2025.5.30. 선고 2024나47088 판결
3)서울북부지방법원 2026.2.12. 선고 2024가합22393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