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보호는 속도가 생명, 24~48시간이 대처 골든타임”

“평판 리스크에 대한 대응은 법률의 문제 이전에 속도의 문제입니다. 골든타임은 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에 지나가기 때문에 사전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평판 보호’라는 로펌업계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로펌이 있다. 부산지검장과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등 검찰 내 특별수사분야의 요직을 거친 김기동(사법연수원 21기)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 변호사의 말이다.
8월 10일 서울 서초동 로백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기동 대표와 김수연 변호사는 “(평판 보호를 위해서는) 사고가 난 뒤 로펌을 찾기보다 미리 모니터링하고 평소에도 이를 위한 자문을 받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며 “사후에 대응하겠다고 나선다면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이후”라고 입을 모았다. 김수연 변호사(변호사시험 13회)는 동아일보에서 10년간 기자로 일하다 변호사로 변신했다. 언론인 특유의 균형 감각과 신속한 핵심 파악 능력이 김 변호사의 경쟁력이다.
이들은 2026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평판 보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펌업계에서 사실상 처음 있는 시도다.
주요 고객은 기업과 연예인·인플루언서, 스포츠 선수 등 평판이 중요한 개인과 단체다. 온라인에서 잘못된 정보가 퍼질 경우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는 계약과 광고·후원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기동 대표는 평판보호 법률서비스를 만든 계기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 변호 경험에서 찾았다.
“삼성바이오 사건은 4년 가깝게 수사가 이어지면서 ‘증거인멸’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어요. 그 경험에서 확인한 게 있습니다. 의뢰인은 두 개의 법정에 동시에 섭니다. 법률의 법정은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수년간 이어지지만 여론의 법정은 며칠, 때로는 몇 시간 만에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 대표는 “여론 재판이 끝나면 기업의 주가는 떨어지고 고객은 떠난다”며 “몇 해 뒤 법률 영역의 법정, 현실의 법정에서 혐의를 벗게 되더라도 여론의 법정에서 남은 인터넷 기록은 (영원히 지우기 힘든) 낙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가 ‘평판 보호’를 위한 사전 대응과 상시적 주의, 자문 활동 등을 강조하는 이유다. “표면적으로 사건화가 되면, 즉 사건이 이미 벌어진 이후에는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은 촉박하고, 감정은 격해지기 쉬운 데다, 실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시간 싸움에 지면, 즉 제때 빨리 그리고 미리 대응하지 못하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와 기자출신 김수연 변호사가 붙박이로 참여하는 로백스의 ‘평판보호 법률서비스팀’은 형사고소나 온라인상 게시물 삭제 등에 머물지 않고 상시 모니터링과 초기 대응을 서비스의 중심에 둔다. 대응팀 구성 역시 사안에 따라 소속 변호사나 전문위원들을 신속하게 참여시키는 민첩성을 강조한다.
상시관리는 댓글·리뷰 관리업체 시지온의 데이터 탐지 기술과 변호사의 법률 판단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먼저 의뢰인의 평판을 위협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규정한 다음 모니터링할 채널을 정한다. 이어 포털 뉴스와 공개 게시판·SNS를 살펴 관련 게시물을 채증한다. 담당 변호사는 위법성과 대응 필요성을 검토한다. 비공개 대화방과 폐쇄형 커뮤니티는 탐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침해가 확인되면 확산 속도를 살펴 조치의 시급성과 수단을 정한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24~48시간이 지나면 여론의 방향이 거의 정해집니다. 그만큼 평판 리스크는 법률의 문제이기 전에 속도의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당한 비판과 허위·악의적 공격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평판보호는 비판을 막는 일이 아닙니다”라며 “우리의 판단 기준은 법리 그대로”라고 했다. “(보도나 글이) 사실의 적시인가 의견의 표명인가, 사실이라면 진위는 어떤가,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는가 등을 따져 대응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