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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로스쿨 15년을 돌아본다


대한경제신문




2009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한 이후 15년이 지났다. 올해도 로스쿨 입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에 1만7360명이 응시하여 전국 25개 로스쿨 정원 2000여명 대비 8. 68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로스쿨이 성황이다.

로스쿨은 미국식 법조인 양성 시스템을 기초로 참여정부 시절에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도입했다. 기존 법조인 배출창구였던 사법시험이 고시낭인 양산, 법학교육 황폐화, 법조 직역의 폐쇄화와 특권계층화, 다양한 전문인력 진출 장애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그 명분이었다.

15년이 지난 현재 로스쿨 제도는 과연 사법시험의 폐단을 극복하고 효율적인 법조 인력 양성시스템으로 기능하고 있는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로스쿨 제도가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의견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로스쿨 제도는 이미 실패로 판명났으니 사법시험을 부활시키자”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로스쿨 제도는 왜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

우선 로스쿨 제도 자체가 우리 법제와 정서에 맞지 않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조급하게 도입되었다는 비판이 도입 당시부터 있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 법제는 성문법에 기초하여 법률의 해석과 80여 년간 축적된 법원과 검찰의 규범과 관행을 오랫동안 실무적으로 익혀야 하는 제도다. 그런데도 판례법 중심의 영미법에서 고안된 로스쿨을 무리하게 도입해 법학교육과 실무교육을 전담시키면서 현실적 괴리가 발생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로스쿨 3년 교육만으로는 법학과 실무를 습득하기에 매우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필자는 검찰에서 검사 교육기관인 법무연수원 부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로스쿨 출신 신임검사 교육을 담당한 적이 있다. 당시 신임검사들로부터 “로스쿨에서 배운 것만으론 검사 실무를 곧바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

둘째, 로스쿨 제도는 국가인력의 낭비와 비효율 차원 때문에 사법시험보다 더 실패한 제도라는 평가도 받는다. 과거 사법시험은 고시낭인을 양산한다는 비난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에만 법학적성시험 낙방자가 1만5000명 이상이 생겼다. 또한 2023년도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률이 53%에 불과했기 때문에 응시자 3255명 중 1500명 이상이 탈락했다. 그만큼 ‘로스쿨 낭인’을 양산하고 있어 국가 우수인력에 대한 낭비와 비효율이 더욱 크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셋째, 로스쿨 제도를 변호사 자격시험과 연계함으로써 본래의 법학 교육 취지에서 벗어나 ‘변호사 시험을 위한 학원화’라는 파행적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로스쿨 학생들은 고액의 학원비를 낭비해 가며 변호사 시험 전문학원을 찾게 되고 로스쿨도 이러한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변호사 시험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로스쿨이 고비용 교육구조에 자리하고 있어 법조 진입에 있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 평균 등록금은 1400여만 원에 달하고 학생들은 여기에 과목당 최고 100만 원에 달하는 변호사 시험 전문학원 수강료까지 부담한다. 이걸 모두 더하면 로스쿨 3년 간의 교육비가 수억 원에 이른다. 이런 현실에서 소득분위 상위층 출신 학생이 전체 로스쿨 학생의 48%에 달한다는 통계는 시시하는 바가 크다. 또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77% 이상이 소위 ‘SKY’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하면 로스쿨은 고소득층과 명문대학 출신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워진다. 로스쿨이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난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서울과 지방 소재 로스쿨 간의 양극화도 심각하다.

로스쿨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법조인 양성 시스템을 고쳐나갈 것인가? 필자는 일본의 예비시험 제도와 같은 대안적인 법조인 양성제도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로스쿨 출신이 아니라도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제도로 보장해 로스쿨과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능력 있는 저소득층의 법조 진출 기회를 넓혀 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예비시험 제도가 결국에는 로스쿨의 고사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는 변호사 시험의 쿼터제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고 로스쿨 또한 경쟁력 있게 교육을 내실화함으로써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열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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