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플랫폼기업, 규제할 것인가? 육성할 것인가?
![[칼럼]플랫폼기업, 규제할 것인가? 육성할 것인가?](https://lawyer-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hQ0DpocfV5J3MIkxZtqBlg.jpeg)
최근 일본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사태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국가 정책의 방향을 보여준다.
표면적으로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본 내 네이버의 영향력을 줄이고 자국 기업과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지배적이다. 미국도 지난해 발의된 빅테크 규제법안 중 5개를 폐기하고 '틱톡 금지법'을 시행하며 자국 플랫폼 기업 보호로 돌아섰다.
이는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약진과 AI 기술 패권 경쟁에서의 위기감 때문이다.
중국 역시 최근 플랫폼 기업의 발전과 국제 경쟁력 확보를 선언하며, 플랫폼 기반 AI 경쟁력이 국력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도 논의되었던 ‘플랫폼 공정거래촉진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2대 국회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 법은 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DMA)을 벤치마킹하여 시장 독점력을 가진 핵심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고, 자사 우대, 끼워팔기 등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들은 환영하지만, 스타트업계와 벤처업계에서는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라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플랫폼의 독과점이 고착되면 승자 독식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경쟁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법제화를 통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 규제가 세계적 추세나 현실에 맞는지는 의문이다. 첫째, 플랫폼 공정거래촉진법은 유럽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우리와는 배경이 다르다.
유럽은 자국 플랫폼 기업이 없고, 미국의 빅테크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토종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플랫폼 기업을 지원하고 육성할 필요가 더 크다.
둘째, 사전 규제가 플랫폼 기업의 특성과 맞지 않다. 사이는 특정 형태의 반경쟁적 행위를 금지하는 사후 규제와 달리, 시장의 참가자, 가격,
진출입을 사전에 통제하는 효과가 있어 플랫폼 기업의 혁신성과 변동성에 부적절하다. 예를 들어, 디지털 시장법(DMA)은 시장 점유율과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거대 플랫폼 기업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고, 의무를 부과하며, 위반 시 매출액의 10%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는
시장 점유율 같은 기준으로 규제 대상을 정하기에는 역동적이고 변동성이 커 부적절하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7년 만에 크게 줄어든 미국 소셜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보면,
플랫폼 기업 독점의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과 맞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셋째, 플랫폼 공정거래촉진법이 초래할 역차별과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악영향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외국 기업은 정확한 매출이나
시장 점유율을 파악하기 어려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내 토종 플랫폼 기업만 규제를 받을 우려가 있다.
통상 압력이나 외교 마찰로 인해 미국, 중국 기업을 제대로 제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네이버, 카카오뿐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에도 규제가 몰릴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출과 점유율을 토대로 규제를 견뎌야 한다면 창업 정신은 사그라들 것이다.
우리 플랫폼 기업들은 현재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 AI 열풍 속에 구글 등에 의해 검색 시장 생태계를 장악당할 위기감이 크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온라인 유통 플랫폼 시장도 긴장 속에 있다. 이러한 시기에 토종 플랫폼 기업을 옥죄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규제 법령이 국회에
20여 건이나 계류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할 플랫폼 기업을 우리 손으로 사장시켜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1위 동영상 플랫폼이었던 판도라TV나 타다택시가 비합리적인 규제 때문에 사라졌던 우를 또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
이동열 대표변호사(법무법인 로백스)

